저는 방학 때마다 학교 연구실로 출근합니다. 학부연구생으로 있습니다. 물리약학 연구실 소속이에요. 지난 겨울 방학 때 스파츌라(실험실에서 사용하는 숟가락)를 사용하다가 불편한 점이 있어서 스파츌라 보조기구를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창업캠프를 기웃기웃 거린 영향일까요? 그래서 지난 달(2014년 7월)에 드디어 시제품을 찍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3D 프린터로 찍어냈습니다. 3D 프린터를 맨 눈으로 처음 본 날이어서 동영상도 찍었지요.
제가 3D 프린터를 구입한 것은 아니고, 광주에 있는 '코끼리'라는 곳에 있는 걸 사용했습니다. 사용료는 물론 있어요. 1시간 당 만원입니다.
제 시제품은 당연히 지구 상에 없습니다. 그래서 3D 설계도를 그려야 합니다. 저는 3D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할 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3D 그래픽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람을 찾았어요. 수소문한 끝에 학교 후배 한 분이 사용할 줄 안다는 걸 들었습니다. 제가 손으로 그린 2차원 설계도를 3차원으로 그려주셨어요!
손으로 그린 설계도
rhino로 옮겨 그린 설계도
그런데 아시다시피 시제품은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해야합니다. 그 때마다 부탁하기는 번거로워서 3D 그래픽 프로그램을 배우기로 했습니다. 디자인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고등학교 동창과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약대에 다니는 동기에게 '가장 쉬운 3D 그래픽 프로그램'을 추천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리노(Rhino)입니다. 책을 한 권 사서 에제 두어가지 따라해보니 큰 어려움 없이 설계도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