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출처: 캠프 홈페이지 - http://pgrc.inje.ac.kr/camp2014/postscript_4.php)
2014년 7월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있었던 '맞춤의학, 신약개발 캠프' 후기입니다. 같은 조 친구와 함께 썼습니다. 일주일 간의 일정이 빠듯했지만 그만큼 많이 배웠습니다. 또 약학 전공자뿐만 아니라, 의치한의학, 간호학, 생명과학 전공자들과 교류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후기 시작합니다^^
B조 캠프 참가 후기
(조선대학교 약학대학 이지현,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반무성)
1) 강의와 실습(이지현)
‘Connecting the dots’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오늘 만난 사람이, 오늘 한 일이 미래에 어떻게 연결될 지 모르니 하루하루 소중하게 점을 찍으라고 충고했다. 2014년 뜨거운 여름, 난 부산에서 하나의 점을 찍었다.
오전에는 강의, 오후에는 실습, 실습이 끝난 후에는 조별 시간이다. 총 12개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주제별로 ‘비전 제시 ∙ 신약 개발 ∙ 약물 유전체학(맞춤 의학 및 임상 의학) ∙ 약물 정보학’으로 나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강연하는 분들의 연령대가 아주 다양했다는 것이다. 30대 초반의 아주 젊은 교수님부터 나이가 지긋한 사업단장님까지 말이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의약학 관련 공부를 오래 하셨다는 것이고, aura가 있다는 것이다. 강연을 듣다 보면 공부를 오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것이다. 왜냐, 엄청 멋있으니까.
‘Connecting the dots’
스티브 잡스의 말이다. 오늘 만난 사람이, 오늘 한 일이 미래에 어떻게 연결될 지 모르니 하루하루 소중하게 점을 찍으라고 충고했다. 2014년 뜨거운 여름, 난 부산에서 하나의 점을 찍었다.
오전에는 강의, 오후에는 실습, 실습이 끝난 후에는 조별 시간이다. 총 12개의 강의를 들었다. 강의는 주제별로 ‘비전 제시 ∙ 신약 개발 ∙ 약물 유전체학(맞춤 의학 및 임상 의학) ∙ 약물 정보학’으로 나눌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강연하는 분들의 연령대가 아주 다양했다는 것이다. 30대 초반의 아주 젊은 교수님부터 나이가 지긋한 사업단장님까지 말이다. 이 분들의 공통점은 의약학 관련 공부를 오래 하셨다는 것이고, aura가 있다는 것이다. 강연을 듣다 보면 공부를 오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길 것이다. 왜냐, 엄청 멋있으니까.
센터장이신 신재국 교수님은 강의 두 개를 하셨다. 신 교수님의 명성은 익히 들어왔고, 작년에 신 교수님의 특강을 재미있게 들었던 적이 있어서 기대가 컸다(내가 다니는 조선대학교에서 특강을 하셨다. 학부 수업은 아니고 임상약학대학원 수업용이었다) 역시나 신 교수님은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셨다. 교수님께서는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고 계시므로, 현재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해들을 수 있었다. 20세기에 들어서 어떻게 과학이 발전하고 있는지, 지금 세계에서는 어떤 학회가 열리고 어떤 추세인지 알려주셨다. 또 우리나라의 임상의학 상황은 어떤지, 나아갈 방향은 무엇인지도 제시하셨다.
4일차에 전문가 초청강연으로 이동호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장님이 오셨다.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우리나라 제약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계신 분이었다. 나의 꿈은 신약개발이기 때문에 반가운 강의였다. 전공 공부를 열심히 해서 체력을 기르는 것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에서의 체력도 길러야 한다고 하셨다. 인상 깊었던 것은 ‘내가 마음이 따뜻해야 필요한 사람이 온다.’는 말씀이었다. 단장님은 학교, 연구소, 제약회사에서 두루 일하셨는데, 살면서 그리 나쁘게 살지 않았던 게 잘 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다고 하셨다. 또 각기 다른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하는 학제간의 융합은 정말 어렵지만, 융합이야말로 열쇠라고 강조하셨다.
강연 후에 진행하는 실습 시간에는 ‘자신의 유전자형’을 직접 알아봤다. 첫 날 채혈한 혈액을 이용해 유전자를 분리하고 PCR로 증폭시킨 후, 전기영동을 통해 유전자 변이가 일어났는지 아닌지를 알아봤다. 모든 실습은 실습조교님의 지도 하에 본인이 직접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실험에 서툰데, 조교님께서 차분차분 그리고 친절하게 이끌어주셔서 실험을 잘 마치고 결과까지 분석하는 재미를 볼 수 있었다. 프로젝트 준비 조와 실습 조는 또 다르기 때문에 또 다른 학생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캠프 중간중간에, ‘미리 공부를 좀 해두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4차 캠프에 참가한 선배가 ‘공부를 꼭 하고 가라’는 충고를 해줬다. 그 말이 맞았다. 엄청나게 많은 것을 공부하고 간 것은 아니다. 캠프 전에 B조 담당 유영선 조교님께서 메일로 보내주신 ‘사전에 익혀야 할 내용’을 참고했다. ‘약물 유전체학(Joseph S. Bertino Jr. 저, 이수준 외 역, 신일서적)’과 인터넷에서 찾은 자료를 읽었다. 중요한 용어를 익혀가는 것을 추천한다.
이 캠프의 묘미는 Networking time이다.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전공자들이 모였다. 거기다가 이들은 똑똑하기까지 하다! 쉬는 시간, 식사 시간을 이용해 새로운 친구들을 사귈 수 있다. 황금 같은 시간이다. 나는 모든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서로 소개를 했다. 어디 이 뿐만이랴! 교수님들과도 허심탄회하게 대화할 기회가 심심찮게 찾아온다. 특히 마지막 날 farewell party에서 모든 교수님과 이야기할 수 있었다.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시며 귀 기울여주셔서 행복했다. 단 1학점의 수업도 듣지 않은 교수님들이신데 지도 학생처럼 대해주셨다. 밤새도록 이어졌던 farewell party는 잊지 못할 것이다. 짧은 기간을 함께했기 때문에 모두와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나가리라 믿는다. 이 캠프를 위해 애쓰신 교수님, 조교님들께 정말 감사 드린다.
캠프 기간 동안 특히 내가 주목했던 것은 ‘고수들의 모습’이다. 자동차의 부품 개수와 인간의 유전자 개수를 비교하시면서 ‘재미있어 죽겠다’는 신재국 교수님의 표정. 날카로운 의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내시는 김호숙 교수님의 열정. 책상에 걸터앉아 미래의 꿈을 말씀하시는 이동호 단장님의 눈빛. PCR의 원리를 설명하시면서 얼굴에는 한 가득 행복함이 담겨있는 김은경 실습 조교님의 모습. ‘고수들의 향연’이었다.
일주일을 보내면서 나는 내 진로를 변경했다. 캠프가 끝난 후 학교로 돌아와서 유학준비를 시작했다. 내가 재미있어하는 공부와 연구(나는 지금 학부연구생으로 있다)가 확실히 재미있을 거라고 캠프가 말해줬다. 우리과 동기가 내 계획을 듣더니 “인생을 바꾼 캠프네.”라고 했다. 내가 정말 유학을 가게 될지 아닐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안다. 이 캠프는 분명 나에게 결정적인 점(dot)일 것이다.
부산 백병원 그림 (출처: 인제대학교 백병원 블로그 - http://paikhospital.tistory.com/archive/201108?page=3)
캠프 기간 동안 매일 인제대 백병원을 드나들었다. 나는 약대생이기도 하고 또 건강하기도 해서(정말 감사하다) 이렇게 매일 대학병원을 드나들었던 적이 없었다. 병원 앞은 택시∙버스가 분주히 지나다니고,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고 갔다. 어떤 이들에게는 직장일 것이고, 어떤 이들에게는 병원일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무거운 마음으로 병원을 드나들 것이고, 어떤 사람들은 희망에 차서 병원을 드나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숙연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젊고 내 앞에는 생명을 위한 수많은 숙제들이 있다. 이 캠프에서 얻은 insight로 하나하나 풀어갈 것이다.
2) 조별 프로젝트(반무성)
이번 캠프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으라면 임상연구설계하기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각자 분야별로 임상연구를 설계하고 캠프 마지막 날 발표를 하는 프로젝트이다. 임상연구에 대한 경험과 지식이 여전히 부족하고, 1주일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 과정을 통해 임상연구를 어떻게 수행할 수 있는지 대략적인 감각을 익힐 수 있고, 기간에 비해 상당히 많은 지식들을 습득할 수 있다.
우리 조는 <맞춤치료를 위한 약물유전체 생체지표 검증연구>에 대한 주제를 가지고 임상연구를 설계하기 시작했다. 첫날 주제 선정부터, 마지막 날 세부적인 연구에 대한 설계까지 다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모든 것들이 생소하게 느껴졌다. 생체 지표 연구 설계는 유전자형에 따른 치료 효과의 차이를 스크리닝하는 연구 설계, 유전자형에 따른 치료효과 차이를 검증하는 생체지표 연구설계, 또한 이러한 사실을 바탕으로 유전자형에 따른 투약량을 결정하는 알고리즘 설계 등 다양한 연구를 설계할 수 있어 주제 선정부터 쉽지 않았다. 또한 선정한 약물의 약동학, 약력학적 특성에 대한 충분한 이해, 그리고 연구설계에 관한 지침들을 충분히 숙지해야 임상연구를 설계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그러나, 다양한 학과 출신들의 전문성을 살려 분야를 나눠 열심히 관련 문헌(논문과 가이드라인)들을 검색하고 읽고, 연구 설계에 대한 토론을 통해서 맞춤의학 연구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또한 조원들의 열정으로 매일 매일 임상연구 설계 프로젝트가 진행되어가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매일 늦은 저녁시간까지 함께 계신 멘토 선생님의 조언과 숙제를 통해서 더 나은 프로젝트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마지막 날 다른 프로젝트를 맡은 팀들과 함께 각자의 프로젝트 발표와 질의응답을 통해 우리 조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었고, 또한 다른 팀의 주제인 유전자 생체지표 발굴연구, 최초 인체대상 연구, 약물 상호작용연구에 대해서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이번 캠프는 신약개발과 맞춤의학을 이해하게 해주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공자들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뜻 깊었다. 같은 생명과학분야이지만 의학, 약학, 치의학, 한의학, 생명과학 등 다른 방면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가지 생각들을 교환하며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맞춤의학이 실현되고 있는 장면들을 보며 맞춤의학의 실제와 미래 전망에 대해 조금 더 다가선 느낌을 받았다. 또한, 신약개발과정에서의 최전선에 있는 많은 의료전문가 분들의 말씀을 들으며 구체적인 진로설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신약개발과 맞춤의학 분야의 앞으로의 전망을 볼 수 있어 매우 좋았던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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