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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글

점을 잇는다는 것

by 회사 다니는 약사 2016. 4. 17.

 

 

 

 어렸을 적 백과사전에서 별자리 그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무 의미 없어 보이는 별들을 만든 근사한 그림들 말이다. 큰 곰, 거문고, 사냥꾼, 쌍둥이……. 의미 없어 보이는 점들을 어떻게 이어냈을까? 별자리 위해 덧입혀 그린 벽화들은 역동적이기까지 하다. 기원전 3천년 전 부터 사람들이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니 더욱 신기하다.

 
 'Connecting the dots'
  수많은 사람들의 안타까움 속에서 고인이 된 스티브 잡스가 한 말이다. 2005년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인데, 이 연설은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로 꽤나 유명하다. 하지만 혹자들은 'Stay foolish'에 주목 할 것이 아니라, 'Connecting the dots'를 더 곱씹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스티브 잡스는 이 연설에서 자신의 삶에서 우연히 일어난 일들을 이야기 했다. 변호사 가정에 입양 될 뻔 했다가 전혀 다른 분위기의 가정으로 입양가게 된 일. 의미 없는 공부라고 생각해 과감히 대학을 자퇴한 일. 자퇴 후 대학가를 서성이다 재밌어보여서 서체강의를 몰래 수강한 일. 이런 연관성 없는 사건들이 모여 매킨토시를 만들고, 지금의 내가 되었노라고 말했다. 의미 없는 점들이 이어져 근사한 별자리가 된 셈이다.
 
 '점 잇기'는 개인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에서도 요즘 ‘점 잇기’가 화제다. 빅 데이터(Big data)이야기다. 지금은 빅 데이터의 시대다. 무의미해 보이는 수많은 데이터들 속에서 의미를 찾아낸다. 쏟아지는 별처럼 데이터가 시시각각 만들어지는데, 이 속에서 어떤 이들은 고객의 니즈를 알아내고, 어떤 이들은 유권자의 마음을 읽는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찍어가는 점들 중에 무의미한 점은 하나도 없다. 의미 있게 하루를 보내든, 무의미하게 하루를 보내든 새로운 점이 만들어지고 그 점만의 의미를 지닌다.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시작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점을 찍을 기회를 맞았다는 것이다. 잠자리에 들 때, 자신이 오늘 찍은 점이 어떻게 이어질지 설렌다면, 그것은 분명 뿌듯한 하루를 보냈기 때문이리라. 나는 오늘 어떤 점을 찍었는가?